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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건강칼럼] 사냥을 할까?, 울타리를 칠까?
작성자 세명네이처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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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1-09-12 09: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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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202

생뚱맞게 웬 사냥? ‘마쓰시다 노보루’ 씨가 동서양의학의 차이점을 재미있게 설명한 것이 있어서 소개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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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동서양의학의 특징을 살펴보자.

서양의학의 특성은 수렵(사냥)에 비유해서 설명할 수 있다. 사냥이란 사냥꾼이 사냥감을 찾아 총이나 활과 같은 무기를 이용하여 사냥을 하는 것이다. 이를 서양의학에 비유하면 사냥꾼은 의사에, 사냥감은 병균(病菌, 질병의 원인)에, 사냥 도구는 약(藥)이나 수술기구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사냥꾼인 의사가 사냥감인 병균을 찾으면 사냥 도구인 약을 사용하여 병균을 죽이게 되므로, 서양의학은 기본적으로 병균을 확인하고 약물을 사용하여 죽이는 형태의 치료방법이다.


동양의학의 특성은 농경(농사)에 비유해설 설명할 수 있다. 농사란 농군이 논밭을 갈아 일구면서 야생동물이 곡식을 해치지 못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이를 동양의학에 비유하면 농군은 의사에, 논밭과 곡식은 신체에, 야생동물은 병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농군인 의사가 논밭과 곡식인 신체를 잘 갈아 일구고, 야생동물인 병균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므로, 동양의학은 기본적으로 병균이 신체를 손상시키지 못하도록 예방하고 침입한 병균을 죽이지 않더라도 내쫓는 형태의 예방적 측면이 강하다. 


동서양의학에는 단점도 있다. 사냥꾼이 사냥하기 위해서는 사냥할 목표(사냥감)를 찾아야만 사냥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서양의학에서는 사냥꾼인 의사가 사냥의 목표인 질병의 원인(병균)을 확인해야만 치료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주위를 분간할 수 없는 안개 속에 싸여서 사냥감을 눈으로 확인하지 못하면 사냥을 할 수 없듯이, 서양의학에서는 각종 검사를 통해서도 질병의 원인을 확인하지 못하면 치료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사냥꾼이 사냥한 후에 사냥감의 뿔이나 모피를 가져간 뒤에 남은 사냥감의 시체는 자연에서 썩기도 하고 다른 동물이나 벌레들이 먹어 잔해(殘骸)가 없어지게 된다. 그러나 서양의학에서 약물을 사용하여 병균을 죽이고 나면 병균의 잔해나 약물의 찌꺼기가 체내에 남아있게 된다. 그러나 우리 몸에는 병균의 잔해나 약물의 찌꺼기를 처리할 동물이나 벌레가 없으므로 스스로 제거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인체는 병균의 잔해나 약물의 찌꺼기를 제거하기 위하여 관련 장기(臟器)들이 더 많이 활동을 해야 하고, 간혹 때에 따라서는 부작용이 일어나기도 한다.


사냥은 사냥꾼이 사냥감을 정확하게 조준하여 사냥을 하여야 하는데 목표를 정확하게 겨누지 못하면 사냥에 실패할 수 있다. 즉 의료에서도 약물이 병균이나 질병이 있는 부위에 정확하게 작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아직까지 병균이나 질병이 있는 부위에만 작용하는 약물이 많지 않다. 따라서 효과가 큰 약물이라도 정상적인 조직과 세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부작용을 유발하게 된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숲에 잡목이 무성해지면 시야를 가리고 길이 사라지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잡목을 베어버리면 잠시 동안은 해결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시 뿌리에서 새롭게 싹이 나고 가지가 뻗어서 숲이 우거지게 되므로 뿌리를 뽑아 버리지 않으면 잡목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 이 잡목의 잎과 가지는 질병의 증상과 같은 것이고, 뿌리는 질병의 원인에 해당한다. 서양의학에서 사용하는 약물은 질병의 증상을 제거하는 데는 신속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그러나 질병의 원인인 병균을 비롯하여 생활습관이나 체질, 환경과 같은 근본적인 뿌리를 제거하지 못하면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농사를 짓는 것은 곡식의 씨를 뿌리고 나서도 거름을 주고 잡초를 뽑아 주며 논밭을 잘 가꾸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씨를 뿌리고 나서 제대로 가꾸지 않거나, 구덩이를 파듯이 논밭을 일구는 등 잘못된 방법으로 관리하면 농사를 망치게 된다. 이와 같이 동양의학에서도 논밭과 곡식에 해당하는 신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거나, 논밭을 일구는 방법인 양생(養生)의 방법이 옳지 않은 경우에는 농사를 망치듯이 오히려 우리 몸을 망치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따라서 잘못된 양생법(養生法) 또는 몸에 적합하지 않은 건강식품이나 음식, 불필요한 약물의 오남용은 오히려 우리 몸의 균형을 깨뜨리게 되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 보다 오히려 못한 결과를 초래한다. 농사를 잘 짓기 위해서 논밭을 일구고 곡식을 가꾸는 일 외에도 야생동물이 침입해서 곡식과 채소를 해치지 않도록 잘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서양의학에 비유하면 사냥을 하듯이 야생동물을 사냥하는 방법으로 농작물을 지킬 수도 있지만, 동양의학에서는 굳이 사냥하는 방법이 아니더라도 울타리를 치거나 야생동물을 쫓아버림으로서 농산물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인체를 방어하는데 있어서 작고 연약한 야생동물이 아닌 멧돼지나 호랑이와 같이 크고 난폭한 맹수가 침범할 경우에는 방어하기가 쉽지 않다. 이와 같이 동양의학에서는 맹수와 같은 급성 전염병이나 응급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는데 약점을 가지고 있다.


그럼 어느 의학을 어떻게 선택하지?

결론적으로 질병의 특성이나 개인의 체질, 건강상태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는 병균에 대한 직접적인 작용을 통하여 치료하는 경우도 있지만, 외부 환경과 인체사이 또는 인체 내 장부(臟腑) 사이의 균형과 조화를 맞추어 줌으로써 스스로 질병에 대항하는 능력을 길러주는데 큰 목적을 두고 있기에 부작용이 적다.


질병은 동일한 환경과 조건에 있더라도 개인의 특성에 따라 발병이 되거나 되지 않는 경우가 있고, 또한 동일한 질병이 발생하더라도 환자의 증상이 모두 동일하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우리 인체가 모두 동일한 것이 아니라 개인별 차이가 있고 특성(체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일한 질병에 다른 약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질병에 동일한 약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는 개인의 특성(체질)을 고려한 맞춤형 치료의 장점이다.




글 김호현 교수|세명네이처 대표 · 세명대학교 한의과대학 한의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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